면접관 지운 아마존…AI가 묻고 AI가 뽑는다

자율형 AI '커넥트 탤런트·디시전' 공개…인사·물류 무인화 드라이브

아마존이 구직자 면접과 평가 업무를 인공지능(AI)에 맡기는 자율형 AI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대규모 채용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의 개입을 줄이고, 후보자 응대와 평가 절차를 자동화하겠다는 구상이다.

AI가 기업의 보조 도구를 넘어 인사와 물류 등 핵심 업무의 의사결정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특히 아마존이 최근 대규모 사무직 감원을 단행한 뒤 AI 기반 업무 효율화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빅테크의 비용 구조 재편 흐름과 맞물려 해석된다.

아마존은 28일(현지시간) 대규모 채용 업무를 지원하는 AI 소프트웨어 '커넥트 탤런트(Connect Talent)'를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구직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후보자별 평가 내용을 정리해 채용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갖췄다.

핵심은 시간과 인력의 제약을 줄이는 데 있다. 기존 채용 과정에서는 면접 일정 조율, 후보자 응대, 평가 기록 작성 등에 상당한 인사 인력이 필요했다. 커넥트 탤런트는 이 과정을 자동화해 24시간 후보자와 접촉하고, 반복적인 검증 업무를 AI가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아마존은 매년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대규모 임시직을 채용해왔다. 지난해에도 약 25만 명의 임시직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이들을 걸러내기 위해 거대한 인사 조직이 가동됐지만, 이제는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여기에 물류 발주와 공급망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기획자에게 제공하는 '커넥트 디시전(Connect Decisions)'까지 동시 출격하며 기업 실무의 무인화 속도를 높였다.

아마존은 이번 신제품들을 관통하는 새로운 AI 디자인 철학으로 '휴머피즘(humorphism)'을 내세웠다. 기계에 사람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일하는 방식에 AI가 적응하도록 설계했다는 뜻이다.

콜린 오브리 AWS 수석 부사장은 "협업이라는 인간의 행동 양식을 제품으로 번역해 AI를 인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자동 응답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실무를 보조하는 AI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마존의 철학이 공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3만 명의 사무직 직원을 해고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AI 도입으로 인한 '효율성 향상' 때문이라고 스스로 인정했다.

표면적으로는 AI의 인간화를 외치면서, 이면에서는 AI를 무기로 삼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빅테크의 모순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이번 행보는 아마존이 기업용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넓히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 경쟁의 초점은 단순한 대화형 챗봇에서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고 판단을 제안하는 자율형 AI, 이른바 에이전트 AI로 옮겨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는 모두 기업 내부 업무를 겨냥한 AI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문서 작성이나 검색 보조를 넘어 인사, 고객 응대, 재무, 공급망 관리 등 기업 운영의 핵심 영역으로 AI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흐름이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AWS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사업과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기업 고객이 이미 아마존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쓰고 있다면, 채용·물류·고객관리 업무까지 AI 기반 서비스로 묶어낼 여지가 커진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AI가 후보자를 평가하고 채용 과정에 개입할 경우 편향성, 투명성, 책임 소재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물류와 운영 판단에서도 AI의 결정이 잘못됐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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