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의 핵심 수혜주로서 엔비디아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던 브로드컴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과열된 AI 반도체 투자 심리에 급격한 제동이 걸리고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브로드컴은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2분기 매출 부진과 실망스러운 가이드라인의 영향으로 주가가 14%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 약 3150억 달러(약 432조 원)가 하루 만에 사라졌다.
이번 급락은 2분기 매출액이 221억 9000만 달러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데다, 투자자들이 고대했던 2027 회계연도 AI 매출 목표치(1000억 달러) 상향 조정이 무산된 것이 결정적 원인이 됐다.
알파벳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맞춤형 AI 칩 설계를 주도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던 브로드컴의 부진은 반도체 섹터 전반으로 확산됐다.
마벨 테크놀로지가 5% 가까이 하락한 것을 비롯해 AMD, 인텔, 마이크론, 퀄컴 등 주요 종목들이 1.6%에서 6.5% 사이의 낙폭을 기록하며 동반 하락했다.
호크 탄 브로드컴 CEO가 2027년 AI 칩 출하량 전망치를 미세하게 높여 잡고 2027년까지의 부품 공급망 확보를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이미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로드컴의 중장기 성장성에는 이견이 없으나, 단기적으로 실적 모멘텀이 공백기에 진입함에 따라 고평가된 AI 관련주들의 차익 실현 매물 출회와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