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전통적인 은행원 채용을 줄이고 인공지능(AI) 전문가를 대거 수혈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고액 연봉을 받던 화이트칼라 '뱅커'의 일자리가 기술 권력에 밀려 본격적인 구조적 축소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20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차이나 서밋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인력 재편 구상을 공식화했다.
다이먼 CEO는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직무가 생겨나겠지만, 특정 카테고리에서는 전통적인 은행원을 덜 뽑는 대신 AI 인재를 더 많이 고용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 도입이 직원들의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릴 것임을 확언했다.
아울러 그는 AI의 진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전체적인 일자리 규모 자체를 하향 조정하게 될 것이라는 묵직한 진단도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이처럼 인력 다이어트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금리 변동성과 비용 절감 압박 속에서 고비용 인적 자본을 첨단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려는 거시적 자본 이동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자동화 노출도가 높은 섹터를 위주로 실질적인 고용 파괴 현상이 목격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영국의 대형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는 부가가치가 낮은 인적 자본을 지우고 기술로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향후 4년에 걸쳐 약 7,000개의 일자리를 없애겠다는 초대형 감원 계획을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JP모건은 급격한 인위적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회적 파장을 의식한 듯, 소리 없는 점진적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이먼 CEO는 매년 JP모건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2만 5,000명에서 3만 명 가량의 직원이 이직이나 은퇴 등 자연적으로 감소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규모 정리해고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하기보다는, 자연 감소로 생기는 빈자리를 채우지 않으면서 기존 인력을 재교육해 재배치하거나 조기 퇴직을 유도하는 방식을 통해 고용 조정을 유연하게 관리하겠다는 기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공룡의 이 같은 고용 공식 변경은 자본 시장의 무게중심이 인간의 네트워크에서 인공지능 지능망으로 완연히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