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독점 맞서 차세대 6세대 TPU ‘트릴리움(Trillium)’ 데이터센터 전격 전개
컴퓨팅 성능 3배 향상, 전력 효율 2배… AI 인프라 수직 계열화로 원가 경쟁력 확보
삼성·젠틀몬스터와 동맹 강화… ‘프로젝트 아스트라’ 시각 AI 품은 스마트 안경 혁신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비전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거대한 ‘인프라 자립’과 ‘하드웨어 영토 확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 세계적인 AI 반도체 공급 부족과 엔비디아 독점 체제에 맞서 자체 칩 기술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모바일 이후의 미래 전장(戰場)인 스마트 안경 시장을 선점해 제미나이 생태계를 인간의 물리적 삶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야망이다.
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인공지능 연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독자 AI 반도체 ‘트릴리움(Trillium)’ 라인업과 글로벌 제조·패션 기업들과의 동맹으로 탄생한 안드로이드 XR(확장현실) 기반 스마트 안경 플랫폼의 진화된 비전을 전격 공개했다.
# 엔비디아 의존도 낮추는 고효율 인프라…차세대 TPU '트릴리움'의 저력
이번에 베일을 벗은 구글의 차세대 6세대 TPU '트릴리움'은 설계 단계부터 거대언어모델(LLM) 및 초고속 멀티모달 연산에 최적화되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의 운영 비용과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글의 기술적 집약체다.
트릴리움은 이전 세대 모델(TPU v5e) 대비 컴퓨팅 성능(칩당 고성능 연산 속도)을 최대 3배 가까이 향상시켰다. 이와 동시에 대규모 AI 연산의 최대 난제인 전력 소모를 잡기 위해 와트당 성능(전력 효율성)을 2배나 끌어올렸다.
구글의 이러한 자체 반도체 리더십은 앞서 발표된 '제미나이 플래시'나 '제미나이 옴니' 같은 고성능 모델의 API 가격을 절반 이하로 후려칠 수 있었던 실질적인 배경이다. 공급망을 쥔 엔비디아 GPU에 목매지 않고 자체 인프라를 통해 서비스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글로벌 빅테크 간의 'AI 치킨게임'에서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보는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된다"…‘프로젝트 아스트라’ 품은 스마트 안경 동맹
인프라가 구글 AI의 눈에 보이지 않는 ‘두뇌’를 구축했다면, 무대 위에서 구글의 차세대 시각 AI 엔진인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와 결합해 시연된 스마트 안경은 제미나이에게 ‘실물 세계의 눈과 귀’를 달아주는 혁신 폼팩터다. 구글은 글로벌 하드웨어 제조 명가인 삼성전자, 그리고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등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 스마트 안경은 구글의 공간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XR’을 기반으로 직관적으로 구동된다. 안경을 착용한 사용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특정 사물이나 건물을 바라보거나, 카페 메뉴판을 보면 안경에 탑재된 미세 시각 센서가 이를 즉시 캡처해 제미나이로 전송한다.
현장 시연에서는 안경을 쓴 채로 복잡하게 얽힌 서버 배선 부품을 바라보며 "이 중 어느 케이블을 먼저 분리해야 안전해?"라고 묻자, AI가 안경의 소형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작업 수순을 안내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스마트폰 대화창에 텍스트를 타이핑하거나 프롬프트를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행동 그 자체가 AI 인터페이스로 진화한 순간이다.
# 생성형 AI에서 디바이스까지…구글이 구축한 독점적 ‘AI 요새’
구글 I/O 2026이 남긴 최종 메시지는 명확하다. 구글은 AI 모델(제미나이), 플랫폼(검색·유튜브), 핵심 인프라(트릴리움), 그리고 이를 소비하는 디바이스(스마트 안경 및 안드로이드 OS)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의 모든 단계를 완벽하게 수직 계열화한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칩셋 공급망을 쥔 반도체 기업이나 강력한 모델은 있지만 자체 유통 플랫폼이 취약한 여타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 구글은 사용자의 일상 데이터를 독점하고 이를 자체 칩으로 연산해 다시 서비스로 환원하는 난공불락의 'AI 요새'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