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스페이스X IPO…1조 7,500억 달러 규모 'AI 공룡'으로 뜬다

스페이스X가 베일에 싸여 있던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를 공개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스페이스X는 단순한 로켓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면적인 체질 전환을 선언했으며, 이는 빅테크 중심의 AI 시장 판도를 흔들 강력한 변수로 떠올랐다.

스페이스X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서를 통해 이르면 오는 6월 12일 나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최대 1조 7,500억 달러의 기업가치 조달을 골자로 한 IPO 세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공개된 성적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 매출 46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9억 4,000만 달러에 달하며 적자 전환했다.

위성인터넷 사업부인 스타링크가 11억 9,0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내며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지난 2월 인수한 AI 스타트업 xAI 부문에서만 24억 7,000만 달러의 막대한 손실을 보며 전사 실적을 끌어내렸다.

머스크 CEO가 스페이스X의 자본지출 중 76%에 달하는 76억 7,600만 달러를 AI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자한 영향이다.

이번 상장은 글로벌 테크 업계가 극심한 AI 데이터센터 전력난과 부지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거시적 배경 속에서 전격적으로 추진됐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 칩 공급망 확대에 발맞춰 스페이스X는 지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우주 태양광 기반 AI 데이터센터'라는 거대한 비전을 상장 전면에 내세웠다.

궤도 위의 위성 네트워크와 컴퓨팅 파워를 직접 연결하는 28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잠재적 우주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은 기존 지상 중심의 빅테크 구도를 재편하려는 대담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실질적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핵심 AI 인프라 플랫폼을 활용해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앤트로픽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스페이스X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콜로소스'를 사용하는 대가로 오는 2029년 5월까지 매월 12억 5,000만 달러의 컴퓨팅 사용료를 스페이스X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우주 기업의 기술력이 AI 소프트웨어 진영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자본시장의 뜨거운 화두는 일론 머스크에게 집중된 독점적 지배구조와 거버넌스 리스크다.

스페이스X는 공모 과정에서 주당 10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주식 구조를 채택하여, 상장 후에도 머스크가 합산 의결권의 85.1%를 독점하도록 설계했다.

아울러 주주 소송을 거쳐 중재로만 해결하도록 제한하는 등 일반 주주의 권리를 방어하는 조항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사회는 머스크의 성과 보상 조건을 '화성 영구 식민지 건설' 및 '100테라와트 규모 우주 컴퓨팅 파워 확보'라는 초현실적 목표와 연계하며 그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4일 기관투자자 대상 로드쇼를 시작으로 6월 11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이르면 12일 'SPCX'라는 티커로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역대 최대 IPO 기록인 1조 7,000억 달러를 넘어 최초의 1조 달러대 미국 상장 기록을 쓸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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