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이 초래할 '일자리 대란' 우려에 대해 자신의 초기 예측이 틀렸음을 공식 인정했다.
AI가 화이트칼라 직군을 대거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와 달리, 실제 노동 시장에서는 인간 간 상호작용과 신뢰의 가치가 여전히 핵심 경쟁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올트먼 CEO는 26일(현지시간) 호주 커먼웰스은행(CBA) 주최 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기술 진화 방향에 대한 예측은 대체로 맞았지만,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틀렸다”고 밝혔다.
특히 "2022년 챗GPT 출시 직후 자신이 예상했던 화이트칼라 신입 직군의 급속한 소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자신의 슬랙(Slack) 메시지와 이메일 응답을 자동 처리해본 경험도 소개했다. 업무 효율성 자체는 높아졌지만, 상대방들은 AI가 생성한 답변보다 ‘인간 샘 올트먼’과 직접 소통하는 경험을 원했다는 것이다.
올트먼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정확한 답변이 아니라 인간적인 연결감이었다”며 일부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다시 직접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아마존과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주요 기업들은 고객 응대와 문서 처리, 데이터 분석 등 일부 사무직 업무를 AI로 대체하거나 축소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전체 고용 시장이 급격히 붕괴하는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트먼은 그 배경으로 업무 안에 존재하는 ‘인간적 요소’를 지목했다. AI가 정보 검색과 문서 작성, 분석 등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을 보조할 수는 있지만, 설득과 신뢰 형성, 관계 구축 같은 역할에서는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AI 산업 담론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기 생성형 AI 열풍 당시에는 수백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론이 부각됐지만, 최근에는 생산성 향상과 협업 중심의 ‘증강형 AI’ 모델이 산업계의 현실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조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에서 기술의 위험성보다는 공존 가능성을 부각해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접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 기술에 대한 대중 불안이 커질 경우 규제 강화와 사회적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체’보다 ‘보조’와 ‘협업’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노동시장 불안 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반복 업무 비중이 높은 저숙련 사무직군은 여전히 자동화 압박에 노출돼 있으며, AI 도입 속도에 따라 직군 간 임금 격차와 노동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전체 일자리 총량을 급격히 줄이지는 않더라도, 어떤 직무가 살아남고 어떤 역량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지는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핵심 경쟁력은 AI 활용 능력과 인간 고유의 소통·판단 역량을 동시에 갖추는 방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