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총 109개의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 중 28개를 '신질생산력' 확대를 위한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첨단 기술 자립을 위한 국가적 자본의 전면 투입을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기술 제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대외적 압박 속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전략 분야의 독자 생태계를 구축해 기술 패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리창 총리는 고품질 발전을 견인할 핵심 엔진으로 '신질생산력(New Quality Productive Forces)'을 지목하며 과학기술 혁신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28개 핵심 프로젝트는 기초 산업 역량 강화와 산업 경쟁력 제고, 프런티어 과학기술 돌파 및 기초 혁신 역량 확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디지털 경제 핵심 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을 GDP 대비 12.5%까지 끌어올려 디지털 강국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기술 자립의 핵심 전장은 단연 반도체와 AI 분야다.
중국은 'AI 플러스(AI Plus)' 이니셔티브를 전면 확대하여 6G, 양자 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저고도 경제 등 미래 산업의 대규모 상용화를 독려하고 있다.
칩 R&D 분야에서도 독자적인 기술 돌파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국가 전체 R&D 지출을 매년 7% 이상 증액해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하이테크 제조업이 9.4% 성장하고 통합회로 생산이 10.9% 증가한 성과는 이러한 자립화 전략이 실질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중국 정부의 자원 동원 방식도 한층 정교해졌다. 중앙정부 기업과 국유기업이 기술 응용의 '마중물' 역할을 맡는다. 동시에 민간 벤처캐피탈과 엔젤 투자를 배가하는 '신형 거국체제'가 가동된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동-홍콩-마카오 대만구를 세계적인 혁신 엔진으로 육성하며, 기술 금융이 혁신 전 과정을 지원한다.
특히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딥테크 기업을 위해 상장(IPO)과 인수합병(M&A), 구조조정을 돕는 상시 패스트트랙 채널이 구축된다.
자본시장을 통한 대대적인 엑시트와 스케일업을 보장하는 강력한 시장 신호다.
미국 등 주요국의 벤처 자금이 고금리로 말라붙은 틈을 타, 중국은 오히려 국가가 주도하는 '인내 자본(Patient capital)'을 투입해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의 블랙홀을 자처하고 있다.
실제로 3,440억 위안(약 64조 원) 규모로 조성된 사상 최대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반도체 빅펀드) 3기'가 공급망 초크포인트 해소에 전면 투입되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장기전 속에서 중국이 근본적 자립을 선택했음을 28개 프로젝트와 거대한 인내 자본이 증명한다.
구축된 첨단 기술 요새는 이제 50조 위안의 내수 시장을 관통하는 대규모 장비 교체의 동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