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5일 개막한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4차 회의를 통해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의 막을 올리며 '양적 팽창'의 종언과 '질적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제시하며 속도보다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은 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양적 팽창'의 시대를 뒤로하고 '질적 고도화'를 향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대장정에 공식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5% 성장한 140조 1,900억 위안을 기록하며 제14차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5.4%라는 견조한 성장을 유지해온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소폭 낮춰 잡은 것은 구조 조정과 리스크 예방에 더 큰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목표치는 2035년까지 1인당 GDP를 중등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장기 목표와 경제적 잠재력을 고려해 설정된 수치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재정적자율 설정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율을 GDP 대비 약 4% 수준으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300억 위안 늘어난 5조 8,900억 위안 규모의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결단으로, 일반공공예산 지출 규모 역시 사상 처음으로 30조 위안을 돌파할 전망이다.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무릅쓰고 '공격적인 마중물'을 투입해 경기 하방 압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번 업무보고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신질생산력(New quality productive forces)'과 '고품질 발전'이다.
리 총리는 혁신을 통한 산업 체질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3조 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 국채를 발행해 국가 전략 사업과 대규모 장비 교체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단순한 숫자상의 성장이 아니라, AI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자립을 통해 경제의 펀더멘털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시장은 중국의 이 같은 행보를 '거대한 전환'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주의라는 파고를 넘기 위해 기술 자립을 서두르고, 내부적으로는 부동산과 부채 리스크를 관리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140조 위안 규모의 거대 공룡이 속도를 줄이는 대신 내실을 다지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원자재 시장에도 질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