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쇼크 비웃는 애플…중국 스마트폰 시장 독주체제 굳히나

애플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가 넘는 판매 성장을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해 제품 가격을 올리는 사이, 애플은 강력한 공급망 통제력을 바탕으로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모습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첫 9주 동안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4% 위축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특히 정부 보조금이 소비 심리를 되살리는 데 한계를 보였지만, 애플은 아이폰 17 기본 모델에 대한 보조금 혜택과 공격적인 이커머스 할인을 결합해 수요를 선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 실적 격차의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에 따른 원가 대응력에서 갈렸다. 오포(OPPO)와 비보(vivo) 등 안드로이드 진영은 메모리 구매 비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이번 달부터 일부 모델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러한 가격 전가는 소비자 저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애플은 탄탄한 공급망을 무기로 마진 압박을 스스로 흡수하며 가격을 동결하는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부품 가격 상승기를 오히려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으려는 노련한 계산으로 풀이된다.

토종 브랜드인 화웨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화웨이는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국 내 공급망에 의존하며 원가 버퍼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프리미엄급에서는 애플이, 중저가 라인업에서는 화웨이가 득세하는 양극화 구조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 고공행진이 연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가 통제력이 낮은 중소 제조사들은 실적 악화와 출하량 감소라는 이중고에 빠질 위험이 크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이번 상황은 복합적인 신호를 보낸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에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스마트폰 완제품 부문의 가격 경쟁력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애플의 독주는 국내 부품 공급망에 안정적인 물량을 보장하는 측면이 있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의 위축에 따른 수요 편중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던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메모리 원가 압박은 올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가장 가혹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비용 관리와 점유율 방어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는 적자생존의 시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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