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과 손잡고 실제 전장에서 스스로 판단해 기동하는 '피지컬 AI' 원천기술 확보에 나선다.
양사는 1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2030년 수천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피지컬 AI 시장의 패권과 글로벌 방산 기술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3일 크래프톤과 'AI 기술 공동 개발 및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방산 하드웨어 리딩 기업과 글로벌 소프트웨어 강자의 이종 산업 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방산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양사의 협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 시스템 제조 인프라와 크래프톤의 AI 연구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특히 크래프톤이 게임 개발을 통해 축적한 가상환경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은 피지컬 AI의 학습과 검증 과정에서 '디지털 트윈'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실제 장비를 기동하기 전, 초실감 가상 환경에서 수만 번의 학습을 거쳐 AI의 판단 능력과 현장 적응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단순 기술 협력을 넘어 자본 동맹도 강화한다.
양사는 한화자산운용이 조성을 추진 중인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AI·로보틱스·방위산업 펀드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해당 펀드는 피지컬 AI 밸류체인 내 유망 기업들을 발굴하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한화와 크래프톤 중심의 기술 생태계를 확장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설립할 합작법인(JV)이 미국의 혁신 방산 기업 '안두릴(Anduril)'과 같은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두릴은 정부의 요청을 기다리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무인 무기 체계를 먼저 개발해 납품하는 '소프트웨어 퍼스트' 전략으로 기업가치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돌파한 유니콘 기업이다.
피지컬 AI 시장의 전망도 밝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올해를 피지컬 AI 시장 성장의 원년으로 보며, 관련 시장 규모가 600억 달러에서 900억 달러(약 80조~1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30~3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AI가 방산 분야에서 활용되는 '피지컬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크래프톤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방산의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역시 "V를 글로벌 방산 기술 기업으로 성장시켜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 AI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