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챗GPT·제미나이·코파일럿 '공식 채택'…한국형 '소버린 AI' 기폭제 되나

그동안 보안과 윤리적 문제로 공공 부문 도입에 신중을 기했던 미국 상원이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한 주요 생성형 AI 챗봇을 공식 업무 도구로 승인하며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의정' 시대를 열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상원 사무처가 이날 상원 보좌진과 직원들이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Copilot) 등 3대 AI 챗봇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하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해당 AI 도구들은 이미 상원 내부 플랫폼에 통합됐으며, 입법 지원 및 행정 업무 전반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23년 미 하원이 보안 이슈를 이유로 '유료 버전의 챗GPT'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진전이다.

특히 특정 업체에 국한하지 않고 구글과 MS 등 ‘빅테크 3사’의 모델을 모두 수용한 것은 공공 부문에서도 AI 모델 간 무한 경쟁 체제가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미 상원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 정부 및 입법 기관의 AI 도입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AI가 생성한 정보의 '환각' 현상으로 인한 입법 오류 가능성과 국가 기밀 유출에 대한 우려를 여전히 제기하고 있다.

미국 기술정책연구소(ITIF)의 한 수석 분석가는 "미 상원의 결정은 생성형 AI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업무 인프라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향후 공공 AI 시장은 단순한 기능 경쟁을 넘어,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면서도 얼마나 정교한 업무 보조가 가능한지를 두고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미 상원의 결정은 국내 경제계, 특히 정부가 공언한 디지털 플랫폼 정부(DPG) 구현에 강력한 정책적 명분을 제공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AI 기반 민주정부 구현을 위해 전년 대비 대폭 증액된 1조 2,661억 원의 예산을 확정한 가운데, 미 연방의회의 AI 도입은 한국형 AI 행정 서비스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 등 토종 빅테크들이 공공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소버린 AI' 대전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부산광역시 전 부서에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행정 서비스를 전면 도입하며 공공 표준 모델 선점에 나섰고, SK텔레콤은 보안성을 극대화한 '에이닷(A.dot)' LLM을 앞세워 B2G(기업-정부 간 거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까지 전 세계 국가의 35%가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소버린 AI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미 정부라는 거대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신뢰도를 높이는 사이, K-AI 기업들은 기술 격차 해소와 국가 보안 가이드라인 준수라는 이중고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원외 데이터 유출에 민감한 공공 영역의 특성상, 폐쇄형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추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특화 솔루션 구축이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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