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길 열렸다…베이징 당국 '구매 승인'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H200이 중국 당국의 구매 승인을 받으며 대중국 수출 재개의 신호탄을 쐈다. 미·중 갈등의 정점에서도 AI 패권 유지를 위한 양국의 실리적 접점이 마련된 셈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의 엔비디아 H200 칩 구매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중국 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라이선스를 확보했으며 이미 상당수의 구매 주문을 접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번 승인 명단에는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간판 테크 기업과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미 정부로부터 소량의 H200 제품에 대한 수출 허가를 획득한 바 있으며, 이번 베이징의 승인에 맞춰 중단했던 H200 제조 공정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업계는 규제 불확실성에 멈춰 섰던 공급망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점에 주목한다. 최첨단 가속기 공급은 중국 AI 산업의 기술 갈증을 해소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성능 칩의 유입은 정체됐던 글로벌 AI 칩 시장의 유동성을 회복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 당국이 구매를 허가한 배경에는 자국 AI 경쟁력 고립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했다. 미국 역시 전면적 차단보다는 통제 가능한 범위 내의 수출을 허용하며 자국 반도체 기업의 실익을 챙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양국 모두 경제적 파국보다는 '관리된 실리'를 선택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공급 재개는 향후 6~12개월 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지형을 바꿀 전망이다.

중국 빅테크의 초거대 언어모델(LLM) 연산 능력이 보강되면 여기에 탑재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동반 폭증할 수 있다.

칩 공급 확대는 결과적으로 한국 반도체 후공정 및 소재 기업들에게도 대규모 낙수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규제 장벽이 낮아진 만큼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며, 이는 미·중 기술 협상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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